예금 갈아타기 손익분기점: 금리 차이가 얼마여야 유리할까

김현성
기존 예금과 새 예금 사이의 이동 비용을 금고와 달력으로 표현한 일러스트
새 예금의 높은 금리보다 기존 예금에서 사라지는 약정이자를 먼저 계산해야 합니다.

3% 예금을 깨고 4.5%로 옮기면 정말 이득일까요

더 높은 금리의 특판이 나오면 기존 예금을 해지해 옮기고 싶어집니다. 3.0%보다 4.5%가 1.5%포인트 높으니 당연히 이익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예금 갈아타기의 비용은 송금수수료가 아니라 기존 상품에서 사라지는 약정이자입니다.

정기예금은 만기를 채워야 약정금리를 주고, 중도해지하면 가입 후 지난 기간에도 낮은 중도해지이율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미 기다린 시간이 길수록 포기하는 이자가 커질 수 있습니다. 과거 8개월이 지났다고 해서 그 이자가 완전히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3,000만원 예금으로 실제 손익을 계산해봤습니다

3,000만원을 연 3.0% 정기예금에 넣고 8개월이 지났으며 만기까지 4개월 남았다고 가정하겠습니다. 만기 유지 시 세전 이자는 90만원, 일반과세 후 약 76만1,400원입니다.

지금 해지할 때 지난 8개월에 연 0.5%의 중도해지이율이 적용된다고 가정하면 세후 이자는 약 8만4,600원입니다. 이 돈을 연 4.5% 새 예금에 4개월 넣어 얻는 세후 이자는 약 38만700원입니다. 둘을 합친 약 46만5,300원은 기존 예금을 만기까지 유지할 때보다 약 29만6,100원 적습니다.

표면금리는 1.5%포인트 올랐지만, 남은 기간이 짧고 기존 약정이자를 잃어 전체 결과는 오히려 나빠졌습니다.

이 사례의 새 예금은 연 8%가 넘어야 본전입니다

같은 세율과 단리라는 가정에서 손익분기 새 예금금리는 다음처럼 구할 수 있습니다.

(기존 예금 만기 세후이자 - 지금 해지할 때 세후이자) ÷ (원금 × 남은 개월 ÷ 12 × 세후계수)

앞선 숫자를 넣으면 새 예금의 손익분기 금리는 연 8.0%입니다. 4.5% 특판으로는 부족합니다. 이는 기존 3%가 특별히 높아서가 아니라, 해지 순간 지난 8개월의 약정이자 상당 부분을 잃고 새 상품을 굴릴 시간은 4개월뿐이기 때문입니다.

세금우대 여부가 다르거나 우대금리 조건에 비용이 들면 결과도 달라집니다. 각 상품의 예상 해지이자와 만기 예상이자를 앱에서 조회한 뒤 세후 금액으로 비교하는 것이 가장 빠릅니다.

갈아타기가 유리해질 가능성이 큰 상황

  • 가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포기할 약정이자가 작을 때
  • 기존 상품의 중도해지이율이 비교적 높을 때
  • 새 상품을 운용할 남은 기간이 길 때
  • 우대금리를 현실적으로 충족할 수 있고 한도도 충분할 때
  • 기존 상품 만기 뒤 재예치하는 것보다 금리 고정의 가치가 클 때

반대로 만기가 코앞이거나 특판 한도가 작다면 높은 광고금리가 전체 자산에 미치는 효과는 제한적입니다. 5% 상품이라도 가입 한도가 100만원이면 1억원 전체 수익률을 바꾸지는 못합니다.

피플로의 비교법: 금리 대신 만기까지 남는 돈을 봅니다

예금 갈아타기 글은 흔히 ‘금리 차이 몇 %면 이동’이라는 한 줄 기준을 제시합니다. 하지만 같은 금리 차이도 가입 경과기간, 중도해지이율, 새 상품 만기, 한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우리는 두 시나리오의 최종 세후금액을 직접 비교하는 방식을 권합니다.

  1. 기존 상품을 만기까지 둘 때 받을 세후금액을 적습니다.
  2. 오늘 해지할 때 실제 입금될 세후금액을 조회합니다.
  3. 그 돈을 새 상품 만기까지 넣었을 때의 세후금액을 계산합니다.
  4. 가입 조건을 맞추기 위한 카드 실적·급여이체 비용을 뺍니다.

새 상품 쪽이 더 많을 때만 이동하고, 차이가 작다면 관리 번거로움과 만기 분산 효과까지 고려합니다.

깨지 않고 새 돈만 높은 금리에 넣는 방법도 있습니다

기존 예금의 만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면 그대로 두고 새로 생긴 현금만 특판에 넣는 편이 나을 수 있습니다. 또는 만기 도래 자금을 한 번에 재예치하지 않고 3개월·6개월·12개월로 나눠 만기를 분산하면 다음 금리 변화에 대응하기 쉬워집니다.

예금 갈아타기의 핵심은 최고금리를 수집하는 일이 아닙니다. 해지로 사라지는 돈보다 새 상품에서 추가로 버는 돈이 큰지 확인하는 일입니다. ‘새 금리 - 옛 금리’ 대신 ‘새 만기 세후금액 - 기존 만기 세후금액’을 비교하면 광고 문구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