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금리와 변동금리, 금리가 얼마나 오르면 선택이 뒤집힐까

김현성
주택대출의 고정금리 자물쇠와 변동금리 곡선을 비교한 일러스트
고정금리는 안정성의 가격을 선납하는 선택이고, 변동금리는 앞으로의 금리 경로를 감수하는 선택입니다.

처음 보이는 금리 차이는 보험료에 가깝습니다

주택담보대출 상담에서 고정 4.2%, 변동 3.7%를 제시받으면 매달 싼 변동금리에 눈이 갑니다. 하지만 고정금리의 0.5%포인트는 단순한 바가지가 아니라 미래 상환액을 잠그는 보험료에 가깝습니다. 반대로 변동금리의 낮은 출발점은 금리 경로를 차주가 떠안는 대가입니다.

2억원을 20년 원리금균등상환으로 빌린다고 가정하면 고정 4.2%의 첫 월납입액은 약 123만3,141원, 변동 3.7%가 계속된다면 약 118만579원입니다. 출발 차이는 월 5만2,562원입니다. 이 차이만 보면 변동이 유리하지만, 핵심은 다음 금리 조정 때부터입니다.

1년 뒤 금리가 바뀌는 세 가지 경우를 계산해봤습니다

변동금리가 1년 동안 3.7%로 유지된 뒤 남은 19년의 금리가 바뀐다고 단순화해 계산했습니다. 수수료와 세부 일할계산은 제외한 비교입니다.

1년 뒤 적용금리이후 월납입액20년 총납입액
3.2%약 112만3천원약 2억7,215만원
4.2%약 123만3천원약 2억9,480만원
4.7%약 128만2천원약 3억653만원

처음부터 고정 4.2%를 유지한 총납입액은 약 2억9,595만원입니다. 변동금리가 1년 뒤 4.2%가 되어도 첫해에 낮은 이자를 낸 덕분에 약 115만원 적습니다. 반면 4.7%로 올라 그 수준이 이어지면 고정보다 약 1,058만원 더 냅니다.

이 가정에서 손익이 비슷해지는 1년 뒤 금리는 대략 4.25% 부근입니다. 중요한 것은 기준금리가 한 번 오르느냐가 아니라, 언제 올라 얼마나 오래 머무느냐입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만 보면 안 되는 이유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은 보통 COFIX나 금융채 같은 기준지표에 은행의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를 빼서 정합니다. 기준금리가 내려도 조달비용 지표의 반영 시차, 가산금리, 우대조건 변화 때문에 내 대출금리가 같은 폭으로 바로 내려가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고정금리’라는 이름도 계약 전체 기간의 완전 고정인지, 몇 년 뒤 변동으로 전환되는 혼합형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비교표에는 금리 숫자뿐 아니라 금리변경 주기, 기준지표, 가산금리, 우대조건 유지 요건, 중도상환수수료를 함께 적어야 합니다.

상품명이 아니라 금리 결정식을 비교해야 같은 조건의 대출을 비교할 수 있습니다.

월 상환액이 10% 늘어도 버틸 수 있는지 먼저 보세요

앞선 사례에서 변동금리가 4.7%로 바뀌면 월납입액은 처음보다 약 10만2천원 늘어납니다. 숫자 자체보다 이 증가액이 가계 흑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중요합니다. 매달 100만원이 남는 가구와 15만원이 남는 가구가 같은 금리 위험을 감수할 수는 없습니다.

변동금리를 검토한다면 현재 금리에 1%포인트와 2%포인트를 더한 스트레스 월납입액을 계산해보세요. 그때도 적립식 투자와 비상금 저축을 중단하지 않고 버틸 수 있어야 합니다. 감당이 어렵다면 고정금리의 추가 비용은 수익률 손실이 아니라 가계 파산 가능성을 낮추는 보험료입니다.

피플로 선별 기준: 전망 대신 계약기간과 현금흐름을 봅니다

금리 전망을 정확히 맞혀 상품을 고르겠다는 접근은 재현하기 어렵습니다. 개인에게 더 유용한 기준은 대출을 실제로 보유할 기간입니다. 2~3년 안에 매도나 대환 가능성이 높다면 낮은 초기금리의 가치가 커질 수 있지만, 수수료와 재심사 위험을 함께 봐야 합니다. 장기간 보유하고 소득 변동이 크다면 고정이 주는 예산 안정성이 더 중요합니다.

  • 월 상환액 증가에 취약하고 장기 보유한다면 고정 쪽에 점수를 줍니다.
  • 부채비율이 낮고 현금 여유가 충분하며 조기상환 계획이 뚜렷하면 변동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 두 선택이 부담스럽다면 일부 고정·일부 변동으로 금리 경로를 분산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서명 전 마지막으로 확인할 항목

대출 비교 화면의 최저금리는 모든 우대조건을 충족했을 때의 숫자일 수 있습니다. 실제 적용금리와 우대금리 상실 조건을 확인하고, 금리 조정일에 어떤 지표의 어느 시점 값을 쓰는지 약정서에서 찾으세요. 중도상환수수료가 줄어드는 일정과 금리 유형 전환 비용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결국 정답은 가장 낮은 오늘의 금리가 아니라, 나쁜 시나리오에서도 유지할 수 있는 상환 계획입니다. 고정과 변동의 선택을 전망 게임이 아닌 현금흐름 관리로 바꾸면 후회할 가능성이 줄어듭니다.